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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맥도 자산이다.(조선경제 2007년 10월 30일)
이름 : 관리자 날짜 : 2007/10/31
‘인맥’도 회사자산이다
기업들, 임직원 知人관리시스템 잇따라 도입
외부인사 DB 등록해두면 동정·부음 자동으로 통보
지인 공유 사업에 적극 활용… 연결해준 직원엔 성과급도
박용근 기자 ys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7.10.29 23:16

지난달 대우증권 이남섭 차장은 A기업이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기업의 회사채 발행 중개 업무를 담당하는 그는 어떻게 하면 이 딜(deal·거래)을 따낼지 고민이었다.

“A기업 재무팀에 아는 사람도 없어 무작정 연락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다가는 경쟁 증권사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이 차장은 즉시 사내(社內) 인맥관리 시스템인 ‘ezNetwork’에 접속, 대우증권 임직원 중에서 누가 A기업 재무팀 사람들을 잘 알고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사내 K부장이 A기업 재무팀에서 ‘키 맨(key man·중요인물)’ 역할을 하는 인사와 절친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등록돼 있었다. “K부장 소개를 통해 연락했더니, A기업 재무팀에서 마음 편하게 대해 주더군요. 결국 일도 잘 마무리돼 회사채 발행 중개 계약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동양종금증권 김종석 홍보팀장 역시 사내 지인관리 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알고 있는 각계 인사의 인사·동정이나 부음을 매일 아침 자동으로 통보받기 때문이다.

“얼마 전 거래처 관계자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지인관리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가에 가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만한 분이었죠.”

◆임직원 인맥을 기업 자산으로 활용

최근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임직원의 인맥(人脈)관리를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초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맥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고, 기업은행도 내년 초에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인맥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대우증권 현정수 상무는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관리하다가 퇴사하면 사라지는 인맥을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기업자산으로 활용하자는 게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업 경쟁력에서 임직원의 ‘노하우(Know how)’만큼 중요한 것이 ‘노후(know who·필요한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능력)’라는 것이다.

운영 원리는 간단하다. 회사 임직원들이 누군가를 만나 명함을 가져오면 부서마다 비치된 스캐너(scanner)로 읽어 들인다. 그러면 사내 인맥관리 DB(데이터베이스)에 그 사람의 이름과 회사, 직급, 연락처 등이 자동으로 분류돼 저장된다. 여기에 입력자가 자신과의 관계나 성격·특이 사항 등 간단한 메모를 컴퓨터로 입력해 추가한다.

인맥관리 시스템은 각 신문에 게재되는 인사·동정·부음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DB에 등록된 인물을 비교·검색, 임직원이 DB에 등록한 지인(知人)과 관련된 내용은 자동적으로 통보해 주게 된다.

이렇게 등록된 지인 건수가 대우증권의 경우만 해도 대략 1만4000건 정도. 가급적 많은 인물이 사내 DB에 지인으로 등록되고, 임직원 간에 지인을 공유(共有)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인센티브가 주어지기도 한다. 대우증권 현 상무는 “지인을 연결해 줘서 특정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경우, 연결해 준 직원에게 성과급 일부를 지급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맥관리 시스템이 유독 금융권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맥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국인식기술의 정연일 차장은 “금융회사의 경우 임직원 한 사람이 수십~수백 억원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직(離職)이 잦아 귀중한 인맥 정보가 날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로비성 인맥관리와는 달라

주요 재벌 그룹들은 이미 과거부터 이와 비슷한 인맥관리 시스템을 내부적으로 구축해 왔으나, 주로 정부나 정치권 로비용으로 이용돼 왔다.

반면 최근 도입되는 인맥관리 시스템은 순수 비즈니스용이며 투명하게 관리되는 점이 다르다고 도입 회사들은 설명한다. 동양종금증권 RM전략팀 안정열 부장은 “인맥관리 시스템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회사가 로비용으로만 쓰려고 한다면 직원들이 지인 등록을 하는 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2007년 10월 30일 조선경제 ---